이번 주에도 발리 우붓에서 인사드려요! 아마도 이번 레터가 발리에서 보내는 마지막 레터가 될 것 같네요. 이곳에서는 매일 아침 요가나 명상 수업을 듣고 있어요. 얼마 전 참여한 명상 수업에서는 일찍 성공해서 은퇴한 후 발리에서 일 년간 살고 있다는 한 청년을 만났어요. 그는 행복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췄는데 오히려 예전보다 행복하지 않고 공허하다며 고충을 토로했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이 인생의 목적이라고 이야기해요. 부자가 되거나 성공하려는 것도 행복해지기 위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을 위해 추구했던 것들이 부메랑이 되어 고통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고통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칠수록 비슷한 패턴을 반복해서 경험하기도 해요. 우리는 왜 행복만 있는 세상에서 살 수 없는 걸까요? 고통 없는 세상은 정말 없는 걸까요?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우리 삶에 고통이 존재하는 이유와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해요. 그럼, 오늘 밑미레터를 시작해 볼까요?

행복만 있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불교의 세계관에는 천신이라는 개념이 존재해요. 천신이 사는 곳은 그야말로 행복과 즐거움만 존재하는 곳이고, 천신들은 그곳에서 인간 세상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즐거움을 누린다고 해요. 흥미로운 사실은, 그곳에서 누리는 행복과 즐거움이 너무 큰 나머지 성장하고 배우는 것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 버린다는 거예요. 천신들은 엄청난 행복을 누리지만, 긴 시간 동안 전혀 성장하지 못하고 자신의 복이 소진되면 낮은 세계로 떨어져서 더 큰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고 해요. 불교 철학에서는 그래서 고통과 기쁨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유일하게 성장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하죠.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삶의 괴로움

실제로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아무리 피하려 노력해도 고통을 경험할 수밖에는 없어요. 생로병사의 고통은 물론이고,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고, 원하는 걸 다 가질 수도 없어요. 때때로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있어야 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늘 함께 할 수도 없죠. 하지만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서든 고통을 피해 보려고 발버둥 쳐요. 이런 사람들의 욕구를 아는 영리한 사람들은 자기 말만 들으면 행복으로 가는 직행 티켓을 주겠다며 달콤한 말로 유혹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행복만 있는 삶은 가능하지 않다는 거예요.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는 것처럼 고통과 슬픔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기쁨과 행복을 알아차릴 수 있어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배불리 먹으면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은 것처럼, 우리가 행복할 것이라 꿈꾸는 상황도 일상이 되면 권태와 지겨움의 대상이 될 뿐이죠.

고통이 가져다주는 성장과 변화

우리는 고통을 두려워하지만, 사실 고통은 우리를 가장 크게 성장하고 배우게 도와주는 삶의 가장 큰 선생님이에요. 병이 들어 아픔을 경험할 때, 건강할 땐 미처 알지 못했던 몸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요. 우리는 노화를 경험하며 비로소 자기중심적인 마음을 버리고 진실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관대함을 가지게 돼요.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타인을 통해 투사되는 나의 그림자를 직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원하는 걸 갖지 못하는 고통은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걸러내고 내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다줄 수 있어요.

무엇보다 고통은 우리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줘요. 질병이나 상실, 죽음과 같은 삶의 어려움을 경험한 사람은 평소에는 하지 않을 인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게 돼요. 우리는 고통을 경험하며 자기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자신에게 정말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숙고하고 평소에는 절대 하지 못했을 방식으로 삶의 방향을 바꿔나가기도 하죠. 고통은 우리가 주어진 대로 순응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찾아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져다줘요.

고통을 피하지 않고 직면하기

고통을 경험하는 모두가 이런 배움과 성장을 경험 하는 건 아니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을 고통 앞에서 무서워서 회피하거나, 고통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며 그 안에 숨겨진 진짜 선물을 발견하지 못하거든요. 고통 속에 숨겨진 선물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고통을 피하지 않고 직면해야 해요. 함께 따라오는 부정적인 감정과 보고 싶지 않았던 진창 같은 나의 모습을 마주 할 용기를 내야 하죠.

마지막으로 모든 고통은 사실 우리에게 배움과 성장이라는 선물을 가지고 온다는 삶의 비밀을 믿어야 해요. 실제로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그걸 잘 극복한 사람들은 힘들었던 그 시간이 사실 인생에 엄청난 배움과 성장을 가져다주었다고 이야기해요. 지금 내가 힘들어하는 것, 괴로워하는 일이 있다면 조금 다른 각도로 그 일을 바라보세요. 지금 나는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그 경험은 내 삶에 어떤 교훈을 주기 위해 나타난 걸까요?

나의 고통을 성장으로 승화시키고 싶다면?

메이트님은 인생에 힘든 일이 닥치면 어떻게 하는 편인가요? 고통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나요? 혹은 직면하고 싶지 않아서 회피하고 피해 다니나요? 고통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리추얼과 함께 하면 생각보다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 나의 내면을 바라보고, 글을 쓰며 피하지 말고 바라봐요. 그럼 고통이 사실 큰 선물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연인과 2년 정도 만나고 있는데, 헤어져야 할 것 같아요. 숱한 감정싸움에 너무 지쳤어요. 이제 사랑이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내가 한 게 사랑이 맞나? 의문이 들어요. 솔직히 연인과 결혼할 마음도 없어요. 이 사람과 결혼을 상상했을 때 제 미래가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냥 헤어지지 못해 이어가고 있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인이 좋은 마음도, 안 좋은 마음도 있지만 감정적으로 지치는 싸움과 보기 싫은 모습이 반복되니 이제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올라와요. 이혼한 사람들의 예능을 보며 원래 관계는 이렇게 힘든 거라며 위로를 받기도 해요. 행복하게 사는 커플은 대체 있는 걸까요? 내 문제는 뭘까 고민하며 노력을 했지만 잘 안 돼요. 같은 문제로 싸우는 게 너무 힘듭니다. 힘들면 그만두면 되는데 저는 뭐가 그렇게 두려운지 모르겠어요. 이별이 너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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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좋았지만 특히 석탄 님 사연이 요즘 저의 고민과 결이 비슷해서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해요.

📚 책 추천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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